한국문학과 애니메이션의 마술적인 조우 제44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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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4회를 맞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의 장편경쟁 부문 콩트르샹(Contrechamp) 섹션에 안재훈 감독의 4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공식 초청됐다. 2011년 <소중한 날의 꿈>에 이은 2번째 경쟁부문 진출로,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감독 최초의 쾌거다.

 

<무녀도>는 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인한 한 가족의 파국을 그린 김동리의 단편 소설 [무녀도](1936)를 원작으로, 스튜디오 연필로명상하기를 20년 넘게 이끌며 척박한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의 명맥을 이어온 안재훈 감독의 4번째 장편이다. 무당 모화와 독실한 기독교인 아들 욱이의 대립과 반목은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종교 이상의 사상적 갈등을 응축하고 있어, 시대를 뛰어넘는 세계관과 메시지로 현대인 지금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탄탄한 시나리오와 철저히 고증된 마술적인 작화, 섬세한 연출에 더불어 한국적인 음악과 춤이 뮤지컬 형식으로 가미되어 크게 빛을 발한다.

무당 ‘모화’ 역은 베테랑 뮤지컬 배우 소냐가 맡아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드라마틱한 가창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오롯이 그려냈다. 모화의 아들 ‘욱이’ 역은 실력파 뮤지컬 배우 김다현이 캐스팅되어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된 근대 청년의 고뇌와 사랑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영화 <목숨>(2014), <나쁜나라>(2015),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의 강상구 음악감독이 한국적인 ‘한’이 고스란히 서린 뮤지컬 넘버 등 오리지널 스코어를 담당했다.

 

영화인들이 평생 한 번이라도 가고 싶어 한다는 칸 영화제. 애니메이션 감독들에게는 그런 꿈의 무대가바로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다.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일본의 히로시마, 캐나다의 오타와와 함께 국제애니메이션영화협회가 인정하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안재훈 감독은 특히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와 인연이 깊다는 후문. 2011년 첫 장편 <소중한 날의 꿈>이 장편경쟁 부문에 초청되었고, 2016년 <무녀도>가 WIP(Work In Progress)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크게 주목받았다. 또한 현재 프로덕션이 한창인 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살아오름: 천년의 동행>의 2017년 MIFA 피칭에 참여해 전 세계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편, 안재훈 감독은 6월 25일 프랑스 파리의 문화영상센터 포럼 데 이마주(Forum des Images)에서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에도 공식 초청되었다. 마틴 스콜세지 등 세계적인 영화인과 애니메이션 감독들의 참여로 정평이 난 마스터 클래스지만, 올해 행사는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로 안재훈 감독이 참석할 수 있을지 현재 미정이다.

 

한국적인 소재와 음악, 마술적인 그림과 섬세한 연출이 어우러진 안재훈 감독의 4번쨰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세계 최고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수상의 낭보를 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